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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미지희망원정단 후기 - 김재윤

stacanon | 20.07.17 | 조회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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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마주한 미지의 사람들>

김재윤 / 청소년 참가자

 

한국에서 마주한.

한 번의 사전 오리엔테이션과 세 번의 회의가 미지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새 친구를 사귈 때의 설렘을 느꼈다.

서로 다른 나이의 초면인 사람들과 대화를 이어 나가고 공통의 흥밋거리를 찾으려 노력했기 때문에 주로 또래하고만 어울렸던 과거와 비교해

색다른 느낌이었다.

다행히 너무도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소속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간 선배, 언니, 오빠들과는 또래처럼 터놓고 지낼 수 없다는 막연한 고정관념이 있었다. 오랫동안 쓰고 있었던 이 색안경은 미래에 사회생활을 생각한다면 위험하고 독이 되었겠지만, 미지 희망 원정단원들 덕분에 벗어낼 수

있었다. 단원들은 자신보다 어린 동생을 가르침의 대상으로 여기는 대신, 공동체 안에서 의견을 피력하고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지할 대상으로 여겨주었다. 그 결과, 서로의 격려에 힘입어 한 달간의 준비를 성공적으로 끝마쳤고, 자신감을 가진 채 라오스로 떠날 수 있었다.

 

2. 라오스에서 마주한.

한 번도 해외에서 친구를 사귀어본 경험이 없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한국에 대해 잘 아는 중국인 친구와 사귀거나 해외에서 한 번씩 가게 점원들에게 말을 걸어본 적은 있어도, 한국어를 하지 못하는 친구를 사귀어본 적은 없다. 이 전까지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우리끼리의 친목을 다지는 것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해외 파견은 봉사, 그리고 문화교류라는 중요한 목적을 갖고 있기에 2일차에 처음 마주한 라오스 봉사자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대화를 시도하고 하이파이브도 하려고 노력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날 그렇게 애쓰지 않았어도 봉사와 교류활동을 통해 우리는

어차피 친해질 운명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라오스 친구들은 나의 노력을 진심으로 알아준 것만 같았다.

낯을 많이 가리던 우리 미술팀 너이(Noy) 언니가 마음을 열고 같이 야시장을 돌아다니자고 먼저 제안을 했으니 말이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라오스 친구들과 채팅방에서 꾸준히 대화할 만큼 친하게 지내고 있다. (주로 하는 말은 “I miss you”.)

 

3. 사람, 국경을 초월하여

봉사 3일을 함께한 한국 친구들과 라오스 친구들 사이에는 어딘가 애틋한 우정이 피어났다. 오후에 세 번의 교육봉사 활동이 진행되는 동안 열과

성을 다해, 쉬지 않고 수업을 했기 때문에 전우애 비슷한 감정도 피어났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인상적이던 날은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이틀의 교육 봉사 기간 동안 켕카이 마을 주민들은 만나보지 못했다. 그 분들도 아마 우리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셨을 것이다.

하지만 먼 한국에서 라오스 초등학생을 위해 봉사하러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켕카이 마을 주민들은 우리에게 감사를 표현하고 평생에 걸친 행운을 빌어주셨다. 이 시간을 바시 의식이라고 한다. 일면식 없는 외국인의 손목에 실로 만든 팔찌를 주렁주렁 걸어주시면서 좋은 것은 들어가고, 나쁜 것은 빠져나가며, 묶어주는 매듭 하나하나에 건강과 행복과 평안이 있기를 빌어주셨다. 바시 의식을 통해 국경을 초월한 인류애, 사람 대 사람 간의

우정과 따뜻함,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4. 봉사를 마무리 하며

봉사를 마무리하며 살면서 경험하지 못한 뿌듯함을 느꼈다. 아마 단원들을 전폭적으로 믿어주신 인솔자 선생님들 덕분일 것이다.

타국에서 그 나라 어린이를 교육한다라는 중대한 과제를 안게 되었고, 교육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알기에 우리들에게 봉사와 관련된 모든 기획을 맡기기란 쉽지 않으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우리 원정단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무한한 격려를 보내주셨다. 가끔 냉철한 피드백, 날카로운 질문으로 수업의 완성도를 높이려 노력하셨다. 마지막 밤에 진행된 한-라 문화의 밤 때는 신나는 분위기를 위해 호응을 아끼지 않으셨다. 선생님의 역할을 맡기엔 서투르고 부족했던 원정단원들이 A부터 Z까지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신 미지의 선생님들께 존경을 표한다.

교육봉사 시작 전, 라오스의 태유 스님께선 부족함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조언하셨다. 결과적으로 개인의 인격 성장이 이뤄졌냐는 질문에 당당히 그렇다고 답은 못하겠지만, 팀과 공동체 차원의 발전과 성숙을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선생님의 통제와 규정을 벗어나 다섯 개의 수업을 스스로 준비하면서 학생 공동체의 의미를 체감하였다. 자소서에 흔히들 적는 진부한 공동체의 의미가 아닌, 청소년 개인과 개인이 모였을 때 나오는 에너지, 그리고 15명의 청소년이 똘똘 뭉쳤을 때 나오는 에너지의 위력은 큰 차이가 있고, 그 효과도 굉장히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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